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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달의 '경제 민주주의에 관하여'의 한 대목 한때는 흡연자들이 식당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흡연권을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권리란 법률이 허용하는 것이라고 해도 반드시 헌법적으로 보장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헌법적으로 보호받는 권리라 하더라도 남북전쟁 이전 버지니아 주의 노예 소유권과 같이 도덕적으로 항상 옳은것도 아니다. 법체계가 도덕적인 기본권을 위반한다면, 그만큼 우리는 법질서가 도덕적인 기본권을 부당하게 위반하고 있다고 판정하고 법질서를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치/정부의 민주주의에서 나아가 경제/기업의 민주주의를 설파하고 있는 로버트 달의 책. 감칠맛나는 글쓰기가 딱딱한 주제를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게 도와준다. 옮긴이는 로버트 달이 다른 경제민주주의 주장자들과 달리 불평등의 사후적 개선이나 조정이 아닌 보다 선제적,근원적으로 기업 내부 지..
샌지와 빵집주인 +판사 로빈 자네스 글, 코기 폴 그림의 동화책 '샌지와 빵집주인'은 http://goo.gl/tqcXV 내게 디지털시대의 복제(copying)의 모습과, 사적 복제라는 관례(everyday practice) 그리고 창작자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에 관한 은유를 담고 있는 것처럼 읽힌다. 특히 사건을 맡은 담당 판사가 이를 배제/이익의 선긋기가 아닌 관계의 형성으로 풀어가는 모습에 주목하게 되었다. (동화를 1회독하면 한쪽 당사자가 전패한 것처럼 읽히나, 거듭해 읽다보니 달리 느껴진다) 그래서 책 제목이 샌지 대(v) 빵집주인이 아닌 샌지와(+) 빵집주인인 것이고, 대(v)를 와(+)로 치환한 것이 법원의 소임었다는 점에서 여운이 빵냄새처럼 길게 남는 책이었다. * 동화가 보다 정밀한 디지털 복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