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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 들마꽃

[060908] 재미의 비즈니스: 경제학으로 본 게임산업] 1독 후기

먼저 책 사이즈가 한 손에 착 감겨 들어오게 되어 있어 어제 퇴근 택시 안에서 보고,
오늘 새벽 집과 출근 버스 안에서 핸드 핼드로 1회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책 표지의 PSP그림과 절묘히 어울린다는 느낌..

타겟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그런지, 후반부의 아이템 현금거래 편(제가 저자를 웹상에서 발견하게 하여 이 곳에 가입케 한 과거의 바로 그 글 요약판 맞지요?)을 제외하고는 술술 넘어갔습니다.

71년생인 저로서도 저자와 세대공감하는 면을 많이 접할 수 있었고요, 다만 범생? 라이프에 철저했던 저로서는 전자오락실 출입은 대학생이 된지 1년 후인 91년경 첫 출입했을 정도로 중고교시절에는 애플 게임과 pc 게임만 편식했다는(일본풍에 대한 반감이 있었는지 왠지 MSX는 손이 안갔음) 것이 차이라면 차이라 하겠습니다. 이 점은 콘솔 게임에 대한 저의 무지와 아울러 금번 책으로 인해 얻은 바가 많았다는 데로 귀결됩니다.

책의 요체는 게임산업의 플랫폼 경제에서 나타나는 네트워크 외부성을 각기 하드웨어, OS를 거쳐 커뮤니티로 이동 변이하는 과정 속에서 그려내려 한 것 아닌가 합니다. 다만 게임이라는 것이 왜 플랫폼 양상을 띠고 네트워크 외부성이 어떻게 게임의 재미와 연결되는 지에 관한 부분은 다소 간략히 기술되거나 전제되어 있고, 역사 내지 현상으로서 게임 플랫폼 산업의 모습을 분석, 설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물론 이는 경제학적인 접근을 취할 때 나타나는 당연한 설정때문 같기도..하고 1회독이라 소화를 못한 것일 수도 ..)

MMOG의 경우에는 플레이어 자체가 플렛폼 속으로 융합되고 네트워크 외부성도 내재화된다는 면에서 볼 때 게임과 놀이의 속성 내지 본질과의 연관성에 대한 물음을 던져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딴지를 걸 부분을 굳이 찾는다면, '온라인 게임의 그림자- 아이템 현금 거래' 라는 제호 정도입니다.
일단 위 제호와 달리 온라인 게임 전반이 아닌 두 유형 중의 MMOG 쪽에 집중된 내용이었고, 그림자라는 용어는 왠지 부정적이고, 실체아닌 허상을 연상시키는데 본문 내용은 그렇지는 않게 서술되있기 때문에 언발란스하게 읽혀졌습니다.

기생일수도 있고 공생관계일 수도 있고, 파생이면서도 본체로부터 떨어져 살 수 없으며, 독일 수도 있지만 음식과 약재로도 될 수도 있는 버섯이란 놈이 MMOG의 RMT를 묘사하는 데 더 적절하지 않을까 제안드려 봅니다. 'MMORPG 나무에 핀 버섯 - 아이템 현금거래'  음, 제목 뽑기는 여전히 어렵네요 ^^;

'더 읽어야 할 자료들' 편에서 추천하신 책 중 샤피로와 할의 <정보법칙을 알면 .COM이 보인다>는 책은 최근 이사오기 전까지도 제 서재에 있었는데 이사 과정에서 제목이 주는 경망스러움 탓인지 순간 선택과정에서 쓰레기로 분류되어 버려진 운명의 책인데, 말씀대로 이제 절판되어 구할 수 없다니 제 짧은 안목을 반성하게 되었답니다..ㅠㅠ

오자는 발견 못하였지만, 210쪽 아래에서 10째줄의 ..과거는 현재의 산물이기에 역사가 중요하다..는 '현재는 과거의 산물이기에'의 오기가 아닌가 조심스레 적어봅니다.

책 감사히 보았습니다. 어설픈 후기 이만 줄입니다.


a
1. 감사합니다. 오기가 좀 있더군요. 한 5군데 됩니다. -_-;; 교정을 빡세게 보았지만 역시 능력의 한계로.

2. 그림자라는 의미는 사실 빛과 그림자를 염두해둔 것이 아니라 실체에 따라 붙는 필연적인 존재로서 쓴 것인데요. 로볼님의 지적을 듣고 보니 저의 실수였습니다.

3. 이리 열심히 읽어주시고, 좋게 봐주셨다니 저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합니다. 진정 안습입니다.(<-감동의 안습)
09-08 m | d
lovol
네,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그런데 플랫폼/네트워크 효과라는 것은 비단 게임산업 외에도 IT 일반, 작금의 웹 2.0 트렌드를 들지 않더라도, 혹은 종전의 아날로그 산업에서도 존재하고 또 비슷한 기제가 발견될 수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게임산업의 경우 플랫폼/네트워크 효과 관련 특수성이 무엇일까가 읽으면서 점점 궁금하여 졌습니다. 게중 선도적이다. 이런 것 말고 다른 무엇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09-08 m | d
a
사실은 플랫폼 비즈니스라는게 경제학에서도 화두가 되어 있습니다. 게임산업 특히 MMO에서 플랫폼의 의미에 대해서 저도 요즘 많이 고민중이고요, 로볼님께서 지난번에 쓰신 MMO를 플랫폼으로 보는 견해를 보고 참 많이 놀랬습니다.^^;(물론, 고민의 방향은 다르지만요) 게임과의 연관성은 앞으로 깊게 고민하고 토론해야 할 주제라고 봅니다.

아날로그 산업에도 역시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유용한 개념이고요, 대표적으로는 결혼중계업소, 신용카드업 등이 있지요. 한국에서는 룸살롱 비즈니스가 정확히 플랫폼 비즈니스에 해당합니다.

http://anarinsk.web-bi.net/blog/?p=343

그리고,

http://www.amazon.com/Invisible-Engines-Innovation-Transform-Industries/dp/0262050854

이 책은 최근에 출간된 책인데, 저 주문도 물 건너오고 있답니다. ^^; 저자들의 논문을 몇 권 읽어봤는데, 웹 중심의 기술 시대의 경제학적 논의의 핵심을 꿰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특히,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대한 고민은 꽤 많이 진전된 편입니다.
09-08 m | d
lovol
/예, 저도 빛과 그림자의 그림자를 의미하고 쓰신 것은 아니라 여겨졌습니다, 다만 목차만 훓었을 때 그런 식으로 첫인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되어 말씀드렸습니다. 다만, 그림자가 살찌거나 야위더라도 그림자의 주인의 몸이 변하지는 않고 또 그림자와 달리 시스템설정에 따라 원천봉쇄도 불가능하지는 않기에 MMOG의 크기에 긴밀한 영향을 주고,꼭 필연적이라 단정할 수는 없는 RMT에는 잘 안맞는 것 같아서 버섯-포자를 제안드린 것이랍니다. 어떤 버섯은 나무에 수분을 공급하고, 대신 나무는 버섯에 영양분을 준다(뺏긴다)고 하네요..

//제 글에서도 그 동기를 밝혔었지만, MMORPG에 앞서 수년 전 포탈에서의 커뮤니티를 플랫폼으로 먼저 떠올렸었고 이를 MMO에 이식하였던 것입니다. 근대는 계약법 그 것도 1:1의 시대였는데 요즈음 세대의 인터넷의 중력은 견고하게 유지되어 온 이 공식을 휘어지게 만든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네트워크 계약 혹은 시스템/플랫폼 책임론: ex, 소리바다 논쟁 이런 것들이 법쪽의 화두로 부상 중이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