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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헌집

Virtual은 가상인가? Cyber와 Virtual의 차이는?


virtuallaw 블로그를 며칠 전 열었습니다. 본격적인 첫 포스팅인 이 글은 '물음'을 담고 있습니다.


한메일에 cyberlaw라는 아이디를 만든 것은 1998. 5. 15.이고, virtuallaw를 만든 것은 그로부터 6년 후인 2004. 5. 14.  다음 법률분야 카페 1호인 cyberlaw cafe를 개설한 것은 cyberlaw 아이디를 만든 후 일년째인 1999. 5. 이고 금번에 virtuallaw 블로그를 개설한 것은 virtuallaw라는 아이디를 가진지 무려 3년 반이 지난 2008. 1. 17.입니다.

그동안 2001년 lovol.net이라는 법률 위키 사이트를, 2004. 5. 네이버에 블로그를 만들면서도 CyberLaw라는 위키네임과 blog.naver.com/cyberlaw 라는 주소명을 택했었습니다. 사실 네이버에서 티스토리로 블로그를 옮기고 기존에 게임문화연구회 포럼에 올렸던 글들을 가져오기로 하면서도 티스토리의 주소를 cyberlaw로 할까 망설여졌습니다.

그만큼 cyberlaw라는 데에 애착이 컸기도 하였지만 그간 스스로 cyber와 virtual의 의미와 차이에 대한 각성이 충분하지 않아서 - 즉 그것이 그것 아니냐- 그런 것 같습니다. (참고로 아마존 닷 컴을 보면, cyberlaw라는 책이름은 2000년경 출판되기 시작하여 현재는 40여권에 이르나, virtuallaw라는 소설책은 있어도 동명의 법서는 없습니다. 조만간 간행될 예정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1998년부터 관심분야는 크게 보아 chanel.co.kr로 출발한 도메인네임, 소리바다의 P2P, 리니지 현거래로 시작한 MMORPG의 경로를 거쳐왔습니다. 저는 그동안 이 모두를 cyberlaw의 범주에 넣고 공부하여 왔었는데, 아이템 현금거래(Real Money Trading)에 관하여 파면 팔 수록 그것이 이루어지는 MMORPG의 MMO라는 플랫폼(virtual world 혹은 metaverse라고 불리는)에 몰두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점차 이 MMO라는 것이 cyber라는 범주에 그대로 포섭되지 않는 아니 그렇게 포섭될 경우 알맹이를 놏쳐버리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중학교 시절 애플게임인 Ultima 시리즈와 Bard's Tale(이 블로그 대문에 그림으로 사용 중)과 같은 롤 플레잉 게임에 심취했던 경험과, 연수원 시절 다음에 Cyberlaw Cafe 개설하면서 접하게 된 MMORPG 개발자분들과 나눈 이메일 교환을 계기로 아이템 현금거래 연구를 큰 의식없이 출발하게 되었는데, 9년째 되는 오늘 돌이켜 보면 그때는 그저 갖 깨어진 껍질 한 조각을 잡았을 뿐이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현 근무지의 화장실 벽에는 다음과 같은 경구가 붙여져 있어서 하루에도 수 차례 이를 읽게 되곤 하는데,

'맞지 않는 옷은 몸의 재난이다' 라는 것입니다.

MMORPG 정확히는 MMO에 관한 공부를 하여 오면서 첫번째로 벗겨내야 했던 옷은 "MMORPG는 게임이다"라는 껍질이었습니다. 이 탈피작업은 아이템 현거래 논문을 발표한 2004년에는 미진하였고, 2005년 'MMORPG의 법적 정체성 탐구'라는 글에서 비로소 의식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커가고 있는 MMO에 대한 연구를 따라가기 위해 벗겨내야 할 개념의 옷이 바로 "MMO는 cyber다" 라는 껍질이라 봅니다. 블로그 주소를 cyberlaw가 아닌 virtuallaw로 최종 결정하면서 두번째 탈피에 대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눈 앞에는 탈피를 방해하는 마찰의 흰 거품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블로그를 열기로 마음을 먹으면서 한 주간 이 화두를 잡고 있었습니다.

이후의 포스팅에서 그 느낌과 생각들을 올리려 합니다. 그 전에 이 블로그 속을 찾아 준 독자분께서는 이에 관하여 어떤 느낌과 생각들을 갖고 있을 지 궁금합니다.

1. cyber와 virtual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cyber는 space와 짝을 이루는데, virtual은 왜 world 혹은 reality와 연결되는지?

2.virtual이 cyber와 다르거나 혹은 진화/쇠퇴된 면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3. 끝으로 virtual의 우리말로 '가상(假想)'이 통용되고 있는데, 이 것이 적절한 말인지, 더 적당한 말을 지어 본다면?


* 1,2번 질의 관련, 전부에 대해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력적인 생각꺼리를 지금도 제시하고 있는 오래된 포스팅으로는
김중태 문화원 1기 블로그: cyber space, virtual space, mana space의 차이 (2004. 1. 11.)
http://www.dal.kr/blog/archives/000236.html

** 3번 질의 관련 철학자 김용석교수의 책에서는 virtual의 번역어로 실효(實效)가 채택되고 있습니다. 허구의 것이 아니라 실제적 영향력을 갖는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virtual의 번역어로 제가 그리고 있는 것은 보다 더 어원에 가까운 원초적인 것입니다. 물론 이런 문제제기는 통용되는 용어에 대한 도전이라기 보다는 virtuallaw를 다루려는 블로거의 주관적인 취향에 가깝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