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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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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와 밀웜 트위터에서 블로그로 돌아와 보니, 조용한 화면에 커다란 여백이 마치 대양처럼 고요히 떠있다. 날고 있기 위해 트위터에선 수시로 퍼덕거려야 했지만 여긴 그럴 필요가 없다. 고요함에 푹 잠겨 천천히 대류에 흘러갈테니..하지만 공중의 재잘거림이 벌써 그리워지기 시작하고, 약간은 우울한 느낌도 든다. 우기라고 불릴 정도의 오랜 비내림 때문인지 최근 두 주 간 아파트 현관에서 나와 버스정류장까지 이어진 길에 드물지 않게 갈색 바탕에 거무죽죽한 껍질의 달팽이가 있는 걸 목도한다. 혹여라도 밟으면 과자 부서지는 소리가 날 것이라. 내 맘 속에 측은지심, 아니 이기심(구두가 더러워지거나, 그 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어느 게 자리잡은 건지 가늠키 어렵지만 아무튼 출근길에 달팽이를 발견한 뒤로는 자이나 교도는 아니어도 (..
Dead Cow Walking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생각합니다. 예전처럼 어려운 용어들, 특히 확률, 유전자, 통계 용어가 난무하고, 금방 이에 익숙해져 이를 구사하게 되었습니다. 석유로 만든 물건들이 넘쳐나는 시대지만 주변에 소/돼지로 만든 물건과 음식 또한 아직도 다양하다는 지식도 새삼스레 알게 되었습니다. 국민(투표권을 갖지 못한 유아, 어린이, 미성년자를 포함함), (검역)주권, 정치(탄핵)라는 추상용어가 쇠고기라는 상품 속에 담겨진 '돈'과 '과학'그리고 '미국'이라는 추상적 용어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린이날 이 아이들에게는 아직 고등 과학도, 정치도, 국가도 자리잡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송아지는 풀을 먹고 자란다, 개미도 재미로 밟아 죽이면 안된다는 상식은 알고 있습니다. 20개월 미만이니 30개..